1. 선종의 정원
가마쿠라 막부(鎌倉幕府 1185∼1333년) 시대에는 정토 정원과 선종 정원이 융성하였습니다. 중국 선종의 영향을 받은 무사계급이 성장하였는데 이 때문에 주택과 정원의 양식도 변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조경사와 '이시타테소(직역하면 바위를 배치하는 수도사)'가 등장하였습니다. 선종의 창시자인 실정 시대 대표적인 조경가인 몽창국사는 서방사와 천룡사를 만들었습니다. 일본정원의 황금기는 무로마치 시대(室町時代 1333∼1568)라고 전해집니다.
'센즈이 카와라모노(산, 도랑, 강바닥을 만드는 사람들)'라고 불리던 숙련된 장인 집단들은 '카레산스이(고산수, 枯山水-돌과 모래로만 산수를 표현한 정원)'라고 하는 새로운 양식의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선종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이러한 정원들은 매우 추상적이어서 나무를 다듬어 산봉우리의 생김새를 얻게 하고 바위는 폭포로 상징하며 왕모래를 깔아 냇물이 흐르는 느낌을 표현하였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이러한 형식의 정원은 민둥산과 건조한 강바닥을 그린 중국 수묵 풍경화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 예로는 교토에 있는 '료안지(용안사, 龍安寺)'와 '다이토쿠지(대덕사, 大德寺)'의 바위 정원이 있습니다. 15개의 바위와 평지의 왕모래로 꾸며진 료안지의 정원은 평지 정원의 전형적인 예로 바다, 호수, 연못 등이 주제이며 돌, 나무, 석등, 물동이, 우물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덕사의 대선원은 두개의 돌을 세워 절벽과 폭포를 표현하였습니다.
이 시기의 정원에는 '쇼인 즈쿠리(서원조, 書院造り)'라는 건축양식의 '도코노마(床の間 - 베란다)', '치가이다나(違棚 - 흔들이는 선반)', '후스마(종이 미닫이문)' 등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양식은 오늘날 일본 가옥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2. 다도 정원
인공적인 요소를 피하고 자연적인 색채를 가지고 주변 공간을 조화롭게 하여 소박한 멋으로 다도를 즐기는 다실과 고요한 정신세계가 깃들어 있는 다도 정원은 '센노리큐(1522∼1591)'가 가르친 다도 의식과식과 함께 발달하였습니다. 정원 장식물로는 돌길, 석등, 수수분, 나무 등을 사용하였습니다.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장소인 단순한 모양의 전망대도 이 다도 정원에서 유래되었습니다.
3. '카이유(회유,回遊)’형식의 정원
수세기에 걸쳐 나타난 다양한 정원형식은 에도시대(江戶時代 1600∼1868년)에 이르러 '카이유(回遊)형식’으로 종합되었는데 이 형식의 정원은 봉건영주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임천식 양식에 다정 양식을 가미한 원주파 임천식(회유식)이 발달하여 거대한 바위와 나무가 명승지의 경관을 재현하는데 쓰였고 사람들은 작은 정원을 걸어 다니며 중앙의 연못을 감상하였습니다.
초기 에도시대에 축조된 교토의 '가쓰라(柱)' 별궁의 정원은 전형적인 '카이유'형식으로 중앙에는 연못이 있으며 그 주위에 다도 정자가 있습니다. 교토에 있는 또 다른 유명한 정원은 교토 천황궁의 정원입니다. 17세기에 만들어진 이 정원은 연못정원이라는 뜻으로 '오이케니와’라고 불립니다. 이곳에는 몇 개의 작은 소나무 섬이 있는 큰 연못들이 정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926년에 만들어진 동경의 '고라쿠엔(甲子園)' 정원도 '카이유'형식의 정원 중 하나입니다. 이 정원의 호수에는 행운을 가져다 주는 7신 중 하나로 알려진 인도의 신 '벤자이텐'을 위한 작은 사찰이 있는 섬이 있습니다. 이 섬으로 통하는 석교(石橋)는 반원형의 모양 때문에 '보름달' 다리라고도 불립니다. 물에 비친 이 다리의 모양은 완전한 원형으로 보입니다. 에도 시대에 건축된 '하마(浜)'별궁의 정원에는 3개의 다리가 놓인 예쁜 호수가 있습니다. 각 다리들은 등나무 덩굴로 덮여있으며 섬으로 연결됩니다. 연못, 잔디밭, 승마장의 배치는 에도 시대 봉건영주들의 별장의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일본의 3대 정원으로는 이바라키(茨城)현의 미토(水戶)에 있는 '가이라쿠엔’, 이시카와(石川)현의 가나자와(金澤)에 있는 '겐로쿠엔(兼六園)', 오카야마(岡山)현의 오카야마에 있는 '코라쿠엔’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카이유’형식의 정원들입니다.
메이지 시대(明治時代 1868∼1912) 초기에는 문호가 개방되어 서양 정원이 일본에 도입되었기 때문에 전통 일본 정원에도 영향을 미쳐 잔디밭의 규모가 더욱 커졌습니다. 대표정원으로는 신숙어원(앙리마르티네 설계), 적판이궁원(프랑스 베르사이유 형식), 히비야공원(일본 최초의 서양식 공원), 동경 신주쿠에 있는 '교엔(御苑)'국립공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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