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이슬람 정원 헤네랄리페

 

 

1.    헤네랄리페 이궁

헤네랄리페는 스페인 그라나다에 있는 이슬람 건축물로서 무하마드 3세 시대에 건설되었습니다. 나스르 왕조 시대의 여름 별장이었습니다. 헤네랄리페는 알람브라의 이궁으로 궁전 건물을 제외한 공간은 모두 정원이라 할 만큼 녹음과 흐르는 물, 동적인 분수가 인상적인 곳입니다. 물을 무엇보다 중시했던 아랍 통지자들은 헤네랄리페 정원 구석구석에 자연지형을 활용한 인공 연못과 분수를 건설해 놓았습니다.

그라나다에서 알람브라 궁전으로 오르는 오솔길을 따라가면 궁전의 동쪽 높은 언덕에 그라나다 왕들의 피서를 위한 은둔처이며 아랍 절대자들이 사랑했던 정원 헤네랄리페(Generalife) 이궁이 있습니다. 새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이 궁전은 알람브라 궁전보다 50m나 더 높은 서향 언덕에 위치하여 사방을 조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위 경치가 아름답고 시원한 곳이어서 휴양지로서 이상적인 곳입니다.

그래서 정원보다 건축 위주인 알람브라 궁전이 왕들의 상주 공간이라면 헤네랄리페 궁전은 건물을 제외한 공간 전부가 정원인 셈입니다.

헤네랄리페 궁전은 그라나다 최초의 왕에 의해 축조되고 1319년 봄에 아불 왈리드(Abul Walid)가 확장하고 스페인 왕의 지배 하에서는 후작의 소유로 되었다가 결국 국가 소유가 되었다고 합니다.

헤네랄리페 궁전의 입구로 들어 가면 높이 솟은 사이프러스 나무 사이로 들어 서고 다시 사이프러스 나무의 수벽으로 구획된 정원을 만나게 됩니다. 수벽은 공간을 나누고 마치 미로처럼 꾸며 놓았으며 중앙에는 수반과 분수가 배치되어 있어 신선함과 청량감을 줍니다.

 

2.    헤네랄리페 이궁의 특징

수로의 중정 ; 헤네랄리페 궁전 입구의 중정이면서 동시에 주정이자 이 궁 전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정은 바로 '수로의 중정'입니다.  사이프러스가 우거진 긴 가로수 길을 따라 올라가 건물 사이를 빠져나가면 이 중정에 이르게 되고 이곳을 거쳐야만 궁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 중정은 삼면이 건물로 둘러싸여 있는 가늘고 긴 모양의 중정으로, 아케이드 아래쪽에 이슬람 모스크가 서 있고 중정 양 끝에는 아름다운 아치로 된 원주들이 서 있습니다.

수로의 중정 특징은 너비 1.2미터의 좁고 긴 축선상의 수로가 중정의 중앙을 관류하고 그 양쪽의 수많은 분수들에서 물이 아치 모양으로 솟아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로의 양쪽 끝 즉 입구와 본채 쪽에 대리석으로 만든 연꽃 모양의 분수반이 있고 물은 이곳을 통해 수로로 흐르게 되어 있습니다.

수로의 중정 아래편인 서쪽에는 모스크 좌우에 회양목으로 구성한 무늬 화단이 있고 중정 북쪽 카지노 아래에는 중앙에 둥근 분수연못이 있는 장미원이 있습니다. 또 중정 동쪽에는 6단으로 구성된 일련의 노단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근데 이 노단들은 수로의 중정과 직접적으로 통할 수 없게 되어 있어 북쪽에 있는 본채 건물을 거쳐서 사이프러스 중정으로 나가야 합니다.

여기에 몇 그루의 오래된 사이프러스가 높은 옹벽을 따라 우거져 있으며 이 중정 중앙에는 U자형의 수로로 둘러싸인 두 개의 장방형 섬이 있어 '물의 정원(Water garden)'으로 불리기도 하고 '후궁의 중정'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옛날에는 이 수로가 옆의 건물을 관류하여 앞서 말한 수로의 중정과 연결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사이프러스의 중정 남쪽 끝에 마련된 아치 모양의 정문을 거쳐 계단을 오르면 노단의 최하층에 도달합니다. 이 노단들은 주정과 평행하며 급경사지로 되어 있고 각 노단들은 차차 그 규모가 작아지고 회양목, 도금량 나무 등으로 만든 산울타리와 저마다 모양이 다른 분수들과 검은 자갈과 흰 자갈로 모자이크를 이루어 포장되어 있습니다.

헤네랄리페도 알람브라에서와 같이 물을 매우 시적으로 이용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즉각 단마다 분수가 있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부 그 형태가 다르고 가장 낮은 주정의 길고 좁은 수로는 강을 의미하며 가장 높은 노단의 망루에서부터 별관에 이르는 계단도 개울로 되어 있어 계단을 내려오면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게 됩니다.

헤네랄리페의 정원은 지형을 충분히 고려한 정원과 그 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게 한 배치, 그리고 물 계단 등이 15~16세기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구릉 위 별장 디자인으로 노단식 정원의 전기가 됩니다. 그러나 평면도에서 본 바와 같이 이탈리아 정원에서와 같은 강한 축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구릉에 지어져 작은 소단을 이용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정형적 · 대칭적인 평면을 보이는 것, 동력 없이 낙차와 압력을 이용하여 물을 연출하고 있다는 것은 이탈리아 노단식 정원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헤네랄리페 이궁은 건축적인 요소보다는 수목과 물을 이용한 자연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이슬람 정원이 물과 분수, 수반 등의 건축물과 물만을 이용하여 조금은 엄숙하고 정적인 데 비해 흐르는 물과 동적인 분수, 짙은 녹음 등이 있습니다